미래의 휴대폰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로봇같은 개인비서…급속한 기술발달 거부감 해결과제
미래의 휴대폰은 어떤 모습일까.
아이폰이 등장한데 이어 스마트폰인 블랙잭이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게다가 인터넷 거인 구글도 광고수익을 기반으로 하는 구글폰을 내놓는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이 열광하고 있다.소위 인간과 친숙한 미디어로 꼽히는 휴대폰은 그동안 진화를 거듭해 왔다. 단순 음성신호를 전달하던 송수화기에 불과했던 휴대폰이 컨버전스라는 이름 하에 카메라ㆍ전축(MP3)ㆍ은행(금융카드)ㆍTV(DMB폰)ㆍ컴퓨터(스마트폰, PDA폰)를 집어삼킨 지 오래다. 불과 2∼3년 전 만해도 먼 미래의 이야기 같던 초고속 영상통화는 엄연한 현실이 됐다. IT기술의 최첨단에 있는 휴대폰은 앞으로도 진화를 거듭할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휴대폰은 어떻게 변모할까.
◇미래의 휴대폰은 개인비서=일단 휴대폰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유비쿼터스 시대의 핵심기기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적인 휴대폰업체 모토로라가 지난해 제작한 미래의 휴대폰 관련 동영상도 비슷한 관점을 제시한다.
동영상에서 모토로라가 제시한 휴대폰은 마치 미래의 로봇과 같은 개인비서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휴대폰에게 분기 영업실적 확인을 요청하자 결과물을 단말기 측면에 장착된 3차원 디스플레이로 보여준다. 통역사 역할은 기본이고 음성으로 데이터검색을 요청하면 휴대폰이 서버에서 자료를 찾아서 보내주기도 한다. 음성으로 쇼핑몰까지 길안내를 해주고, 오페라 티켓도 예매할 수 있다. 티켓은 네트워크로 연결된 근처 ATM에서 출력하면 된다. 운전중 휴대폰 통화시 교통경찰의 단속을 걱정할 이유도 없다. 문자메시지가 오면 자동으로 읽어주고 다이얼도 음성으로 작동되기 때문이다.
일단 모토로라의 시각처럼 휴대폰의 개인용 정보단말기화가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은 분명해 보인다. 이미 무선인식(RFID) 기술을 통해 쇼핑몰 판매대 제품정보를 읽어내거나 냉장고에 보관된 제품의 유통기한, 각종 처방약의 복용법을 알려주는 것은 현실화됐다.
◇UI의 진화=하지만 아직 휴대폰이 유비쿼터스 시대의 중추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가령 휴대폰 배터리 용량 증가의 한계 등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하루걸러 한번씩 충전해야만 작동되는데 유비쿼터스 시대를 논하기에는 이른 셈이다. 때문에 연료전지나 원격충전과 같은 신개념의 전원이 선결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휴대폰의 UI와 외양도 변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산칩과 저장장치 기술발달로 가까운 장래에 휴대폰이 컴퓨터를 대체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지만 현재의 입력장치나 작은 디스플레이 등 UI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일각에서는 전통적인 휴대폰이 점점 더 소형화됨으로써 헤드셋이나 옷, 시계처럼 개인용 소품과 결합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부 휴대폰 메이커들은 이같은 가정을 염두에 두고 팔에 차는 휴대폰이나 헤드폰형태의 컨셉 디자인을 내놓고 있다. 물론 제품화될지는 미지수이지만 휴대폰의 진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아예 휴대폰이 칩형태로 사람의 뇌나 인체 특정부위에 삽입될 것이라는 성급한 예측까지도 나오고 있지만 실현될지는 의문이다.
◇과연 컨버전스를 지속할까=휴대폰 제조업체들은 다양한 컨셉폰을 내놓고 있지만 과거 어정쩡한 컨버전스 기기들이 실패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기술발전이 무조건적인 기기의 진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네트워크 기술 발달로 기기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면 휴대폰과 기기간 물리적인 컨버전스가 더 이상 불필요할 것이라는 시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이동통신사의 금융업 진출이 난항을 겪듯, 전통적 기기와 휴대폰의 결합도 적지 않은 반발을 초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게다가 IT기기의 발달을 모든 이들이 반기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동네 비디오방에서도 신분확인을 위해 주민등록증 대신 휴대폰 번호를 요구할 정도로 휴대폰이 개인의 아이덴티티를 대표하는 상황에 많은 이들이 거부감을 표하고 있다. 때문에 다른 IT기기도 마찬가지지만 기술 발전으로 인한 부정적 요인과 이에 대한 거부감을 잠재우는 게 휴대폰 진화의 가장 큰 관건이라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조성훈기자 hoon21@ < Copyrights ⓒ 디지털타임스 & 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