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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와 생활/직장생활

“더 깊이 더 넓게” 기업들 듣기경영 앞장

[헤럴드경제   2007-08-20 12:04:11] 
LG등 온오프 채널 다양화… 고객욕구 제품에 반영

LG전자 에어컨사업부에는 한 통의 전화도 놓쳐서는 안 되는 부서가 있다. 최근 고객의 목소리를 모두 듣겠다는 목적으로 만든 CIC(Customer Information Service Center)다. CIC에는 일반 상담원은 물론 50여명의 개발연구원들까지 참가해 직접 고객들의 작은 목소리까지 하나하나 챙긴다. 얼마 전에는 ‘에어컨 사용설명서에 나와 있는 배터리 표기를 건전지로 바꾸면 어떨까요’라는 전화가 와서 즉각 관련 작업에 착수했다.

기업들이 ‘듣기경영’에 빠졌다. 계열사와 사업본부별로 고객의 목소리를 담아내 바로 수익으로 연결시키겠다는 생각에서다. 과거에 비해 폭과 깊이는 넓어졌다. 온.오프라인 등 채널도 다양화했다. 전문지식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비자들의 의견은 기업들의 제품 개발에도 폭넓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LG전자는 CIC로 접수되는 내용들 중 개선할 수 있는 것은 즉시 실행에 옮기고, 추가 검토가 필요한 사안들은 다음 제품 개발에 반영될 수 있도록 차곡차곡 저장해둔다. 생산현장에는 CIC에 녹음된 고객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현장미팅 시간인 ‘정오 반성회’도 열고 있다.

LG전자는 사업부별로도 다양한 경청(傾聽)의 창구를 열어놨다.

TV를 만드는 디지털디스플레이(DD)사업본부는 초고화질(풀HD) TV 등 제품 관련 인터넷 동호회를 모니터링하고 회원들을 대상으로 신제품 출시 시연회도 개최한다. 화질.디자인.소프트웨어.하드웨어 등 각 담당자가 모두 참석해 타사 제품과 비교해 목소리를 듣는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를 바탕으로 다음 모델 개발까지 참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일반 고객들의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 개발에 활용키 위해 만든 컴퓨터사업부의 ‘자이제니아’와 애니콜 휴대폰에 대한 소비자 목소리를 담아낼 ‘애니콜 드리머즈’를 운영 중이다.

자이제니아 회원들은 삼성전자가 만든 컴퓨터 신제품 등 IT기기 등을 일반 소비자들보다 빨리 이용하면서 제품 개선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전하고 있다. ‘애니콜 드리머즈’는 애니콜에 대한 제품 평가에서 디자인, 마케팅 방법 등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모임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온라인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인터넷에 올라오는 고객의 목소리는 자동검색해서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도 PDP 시연회 등을 통해 PDP의 장단점을 듣고 온라인에서 다양한 동호회 모임을 통해 고객들의 목소리를 듣는 등 기업들의 ‘듣기경영’은 B2B(기업간 거래)로도 확대되고 있다.

권남근 기자(happyday@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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