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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위해 학력 낮췄다가 입사취소

[쿠키 사회]
동국대 신정아씨의 가짜학위 파문을 계기로 사회 각계에 허위학력이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가운데 '학력 고의 누락'으로 직장을 다니던 중에 입사가 취소된 사례가 드러나 허위학력 문제의 또 다른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학력 고의누락'은 4년제 대학 졸업자가 마치 대학을 다니지 않은 것처럼 이를 누락시킨 채 입사서류를 작성해 생산직에 응시한 경우다.

26일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 따르면 올해 4월 고졸(전문대포함) 생산직군 입사 400여명 중에 4년제 대졸자들이 학력을 낮춰 지원해 합격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이중 5명에 대해 입사취소 처분을 내렸다.

현대차 전주공장 관계자는 "생산직군 모집과정에서 '응시자격을 고등학교(전문대)졸업자 및 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자'라고 명시했는데 합격자 중 일부가 학위를 숨기고 지원했다"며 "인사기록 카드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일부 의심나는 부분이 있어 이를 조사해 당사자들의 소명절차를 거쳐 입사 취소처분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또 "우리 회사는 4년제 대학 졸업자들이 응시할 수 있는 일반 사무직군이 있는데도 이들이 학력을 낮춰 고등학교(전문대) 졸업 대상자들에게 피해를 줬다"며 "이는 명백히 허위학력에 해당된다"며 입사 취소 사유를 밝혔다.

이번에 입사가 취소된 5명 대부분은 심각한 취업난에 어쩔수 없이 학력을 낮춰 지원한 것이지 회사를 속이려고 한 것은 아니라며 계속 일할 수 있게끔 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현대차 전주공장 근로자들은 "동료 중에 대졸 학위를 숨기고 고졸 생산직군에 일하는 동료들이 있다는 소문을 많이 들었다"며 "본인 스스로가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도내 또 다른 대기업은 생산직 사원모집에 대졸자도 생산직군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는 것으로 알려져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학력 고의누락'에 대해 당사자들의 도덕성을 탓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동정여론도 만만치 않다. 대학원생 김동규씨(29)는 "없는 학위를 있는 것처럼 속이는게 사회의 일반적인 현상인데 일자리를 위해 있는 학위를 기재하지 않은 것 으로 입사 취소처분까지 내린 것은 너무 가혹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새전북신문 이용규기자 lyg@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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