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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에서 범죄로..컴'바이러스 25년>

(뉴욕 AP=연합뉴스) 친구들을 골탕먹이려던 한 미국 고등학생의 장난기가 만들어낸 컴퓨터 바이러스.

이후 25년동안 컴퓨터 바이러스는 웜이나 악성코드 같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며 단번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안겨줄 수 있는 범죄 행위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4일 컴퓨터 및 보안 소프트웨어 업계에 따르면 최초의 컴퓨터 바이러스로 꼽히는 '엘크 클로너'는 1982년 초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인근에 살던 리처드 스크렌타가 만들었다.

당시 15세였던 스크렌타는 친구들에게 장난을 걸기 위해 당시 주종을 이루던 '애플 2' 개인용컴퓨터(PC)를 통해 전염되는 '엘크 클로너' 프로그램을 제작했는데 이 프로그램은 자기 복제기능, 즉 전염 기능과 PC를 기동할 때 기본 명령어들을 저장하는 '부트섹터'에 옮겨붙는 기능을 갖춰 명실공히 최초의 컴퓨터 바이러스가 됐다.

'윈도'나 '엠에스 도스'같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계(OS) 소프트웨어에서 동작하는 최초의 컴퓨터 바이러스는 컴퓨터 가게를 운영하던 파키스탄인 형제가 1986년에 만든 '브레인'이다.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를 '응징'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이 바이러스는 사용하는 PC 화면에 제작자들의 컴퓨터 가게 전화번호를 표시하는 등 요즘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의 피해만을 줬지만 놀라운 전염 속도로 악명을 떨쳤다.

이후 인터넷이 보편화되고 이메일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바이러스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1999년의 '멜리사'를 비롯, 2000년의 '러브', 2003년의 '소빅'은 이메일 첨부파일 형태로 전염되고 특정 PC에 침투한 다음 저장된 이메일 주소 목록을 이용해 다른 피해자들을 양산해 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이후 컴퓨터 바이러스들은 인스턴트 메신저나 파일 공유 소프트웨어라는 새로운 매개체를 이용해 PC 이용자들을 괴롭혔으며 최근에는 휴대전화용 바이러스들까지 창궐하고 있다.

'블래스터'(2003)나 '새서'(2004) 같은 바이러스들은 MS의 프로그램상에 존재하던 결함을 악용해 전파됐다는 점 때문에 '악성코드'라는 이름을 얻기도 했다.

최근에는 컴퓨터 바이러스들이 예전처럼 높은 전염력을 갖는 대신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오래 잠복하는 특성을 갖는데 전산보안 업계에서는 바이러스 제작자들이 유명세보다는 금전적인 이득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바이러스라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대신 여러가지 유인 수단을 이용해 사용자를 특정 웹사이트에 들르게끔 유인하는 방식 역시 최근 악성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유형이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현재 보안관련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및 서비스 시장 규모가 380억달러고 2010년에 670억달러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 뉴스, 인터넷 사전 등 인터넷 관련 사업을 해 온 스크렌타(40)는 자신의 컴퓨터 바이러스 제작이 "단지 멍청한 농담같은 장난"이었다고 회상했다.

smi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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