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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조직인사실장 - 인사담당자는 열정을 가진 인재를 리드하라

인사담당자는 열정을 가진 인재를 리드하라
윤동준 포스코 조직인사실장

■ 학력
- 조지와싱턴대학 경영학 석사(’94년 졸업)
- 숭실대 산업공학(’81년 졸업)

■ 경력
- 인력관리부 인력과(정원계, 능력개발과), 교무부(교육계획/기획), 인사노무제도연구반
- 인사기획, 경영위원보좌, 채용, HR기획 등

“예전 인사가 상식(常識)의 시대였다면, 지금의 인사는 전문(專門)의 시대입니다. 이제 HR부서는 행정지원적 기능을 벗어나 글로벌 성장을 위해 혁신을 위한 전략적 부서가 되어야 합니다.”
윤동준 포스코 조직인사실장은 “인사담당자는 시대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중간자 입장에서 회사와 직원의 관계를 돈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에 입사해 HR업무만 23여 년째인 윤동준 실장. 그를 통해 포스코의 전반적인 HR제도와 지금까지 경험한 HR에 대한 그만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사는 조직과 개인을 조화시키는 종합예술

“기업의 수많은 업무 분야 중 인사업무가 가진 매력이 무엇일까요?” 이러한 기자의 질문에 윤동준 실장은 “인사업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사람과 회사 전체의 조직을 다루는 업무”라며 “인사는 조직의 목적과 개인의 욕구를 적절하게 조화시키고 균형을 맞추는 종합예술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Business Partner 및 Change Agent’로서의 HR의 역할증대가 강조되고 있다며, HR부문의 역할이 단순히 직원에 대한 관리와 육성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성과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인적자원 개발전략을 기획하고 실행함으로써, 기업경영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전략에 맞물려, 과거 포스코의 경우 HR부문이 각 부문의 경영활동을 지원하는 ‘인사관리 및 교육지원’ 영역에 머물러 있었으나, 현재는 글로벌 조직 재설계, 조직역량 혁신활동 주도, 직책보임자 리더십 강화 등 전사적 차원으로 영역이 확대되었지요. 결국 HR정책의 성공 여부가 경영의 핵심요소로 부각되고 있는 셈이죠. ”

이어 윤 실장에게서 조직에 성과를 내는 인재에 대한 정의를 듣고 싶었다. 그는 이에 대해 “이제는 과거와 달리 성실하고 묵묵히 일만 열심히 하는 인재가 우대받는 시대는 아니다”라며 “오늘날에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을 얼마나 스마트(Smart)하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을 함에 있어 ‘무엇’과 ‘어떻게’를 동시에 생각해야 한다며,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않아도 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그리고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일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공통된 인재상으로 창의와 혁신, 전문성, 글로벌이라는 단어가 대부분인 것처럼 요즘시대, 나아가 미래가 원하는 인재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마인드와 자기 분야의 전문성과 글로벌 능력을 갖춘 인재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업무를 기획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강한 실행력과 윤리실천력이 미래 인재의 필수 조건이겠지요.”

그렇다면 윤 실장은 어떠한 핵심인재가 포스코를 이끌어 갈 것으로 보고 있을까. 그는 포스코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핵심인재로, 우선 해당분야에 대한 전문지식과 자질을 갖춘 인재라고 말했다. 이는 회사의 비전과 전략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최고수준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거나, 장차 보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사람을 뜻한다.

“‘기업은 사람이다’라는 말처럼 조직과 사람을 리드할 수 있는 리더로서의 자질 및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 또한 갖춰야겠죠.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결국 조직에 대한 애사심과 헌신을 그 바탕에 두고 있어야 합니다. 회사와 일에 대한 열정이 없이는 조직성과를 획기적으로 제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핵심인재는 조기에 발굴해 관리하는 것이 관건이죠
포스코는 회사 주도의 인재관리를 잘 하기로 유명한 기업이다. 윤 실장을 통해 포스코의 인재육성 체계에 대해 들어봤다. 포스코의 핵심인재 충원과 선발은 사내공모를 원칙으로 하며, 스스로 노력하는 직원에게 기회가 제공된다. 핵심인재는 매년 업무성과와 역량 등을 재평가하여 유지와 핵심인재군 재선발을 통해 결정한다. 포스코는 핵심인재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pool) 구축을 통한 개별 관리, 파격적인 보상과 연봉의 합리적인 차등, 의무근무기간, 정보보안 등 차별화 전략을 사용한다.

특히 고급기술 전문가(POSCO Certified Professional:PCP)제도를 통해 회사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 되며 기술혁신을 주도할 전문요원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게 된다. 이는 전략제품과 신 공정, 핵심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총괄직 이상 엔지니어 중에서 선발하며 이들은 회사 전략기술 및 통합기술과제를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비핵심인력에 대한 소외감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도 함께 병행하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핵심인력 위주로 경영 활동이 이뤄지거나 비핵심인력에 대해 지나치게 차별화된 인사정책은 오히려 득보다는 실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지요.”

포스코는 전체 대졸 사원중 매년 10%가량을 HPT(High Potentail Talent)후보자로 선발하여, 회사에서 체계적으로 육성한다. HPT 후보자로 선발된 사람들은 회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인재교육 프로그램을 받는다. HTP 후보자들은 잠재적인 핵심인재풀로 선정된 직원들이며, 이들은 해외연수와 파견 등 새로운 분야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

“HTP 후보자로 선정된 직원은 HR부서와 현업부서가 공동으로 매년 한차례 업무능력을 평가합니다. 이를 HR 세션(Session)이라고 부르죠. HR 세션은 핵심인재의 능력과 잠재력을 정확히 평가하는 업무로 가장 까다롭고 손이 많이 가는 작업입니다.”

윤 실장은 이러한 HTP 후보자에서 선발된 인재는 임원급 핵심인재인 ST(Super Talent) 후보자로 선정된다고 말했다. ST 후보자로 선정되면, 비로소 본격적인 최고 경영자 교육을 받게 된다. 포스코는 이 같은 핵심인재 육성체계를 3년 전 도입, 지난해 처음으로 인사고과에 반영했다.

‘거절의 미학’을 아는 인사담당자가 되어야

“사실 기업의 직원들은 HR부서를 어렵게 생각합니다. 가령 업무요청차 HR부서에 찾아오는 직원들을 보면 저들이 얼마나 HR부서를 어려워하고 있는지 눈에 다 보입니다. 하지만 그들이라고 여러 번 고민 안하고, HR부서에 찾아 오지 않겠어요?”

윤 실장은 업무 때문에 HR부서를 찾아오는 구성원이 있다면, 그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들어주고 해결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인사담당자는 그들의 요구를 들어보고, 안 되면, 왜 안 되는지, 이에 대해 정중히 피드백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이 그가 생각하는 ‘거절의 미학’이다.

“언제까지 책상만 지키는 HR부서가 될 것인가요? 인사담당자가 인사를 제대로 하려면, 현업의 구성원들을 수시로 찾아가 HR부서의 생각을 말해주고, 이를 함께 공유해야 합니다. 이것이 병행되어야만, 현장성이 있는 인사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은 사람입니다. 사람과 조직의 시스템, 그리고 기업문화를 엮어주는 매개체가 바로 인사담당자의 역할인 것이죠. 이것을 하나로 결합시켜 주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윤 실장은 실행을 통해 문제해결을 능동적으로 하는 인재를 좋아한다. 기업은 일에 대한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과정도 중요하다. 물론 결과가 좋지 않게 나타났더라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름대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인재라면 어디서든 환영받는 인재가 될 것이고 말했다. “싸워서 이길 생각을 하지 말고, 무엇이든지 이기고 싸우라”는 그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이유도 이런 맥락이다.


포스코의 기업문화는 평생학습제도에 근간해

포스코의 인적자원관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포스코는 우선 확보된 우수 인력이 예비 포스코인으로서 일체감과 기본 소양을 배양할 수 있도록 입사전 케어링(Careing)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회사 소개와 입사 안내, 팀웍 배양 훈련 등을 담은 POSCO MT에서부터 입사 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초청클래식 연주회 초대가 바로 그것이다. 또 철강제품의 제조공정과 회사의 혁신활동을 소개받고 숙지하는 입사전 사이버 교육 등도 대표적인 것으로 꼽을 수 있다.

또 소속 부서 배치시 입사 환영 행사를 실시하는 것을 비롯해 입사 100일과 1년차 축하 간담회, 입사 1년차를 겨냥한 신입사원 MT, 선배 사원의 멘토 제도도 활용된다. 외국 MBA학위 취득자와 경력사원들 역시 입사 초기에는 일반 대졸사원과 마찬가지로 각별하고 섬세한 관리를 받는다. 해당 부서 업무의 원활한 처리를 위해 선배와의 다양한 대화 통로를 열어놓고, 부서장과도 스스럼없는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윤 실장은 “포스코는 인간에 바탕을 둔 기업성과와 개개인의 성과를 토대로 한 기업문화를 정착해 노와 사, 경영진과 직원들이 어우러질 수 있는 기업문화를 창출해내고 있다” 며 “포스코가 이 같은 인간존중, 직원존중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교육제도가 다름 아닌 평생학습제도”라고 설명했다.

윤 실장에 의하면, 이 제도는 일과 삶ㆍ학습을 어우러지게 해 직원들의 직장 생활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05년 도입된 제도라고 한다. 연간 5~10일간의 평생 학습일을 통해 직원들이 교육에 참여한다.
이 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회사 주도의 교육훈련에서 벗어나 자기 주도적인 학습으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직원들의 관심에 따라 교양문화학습, 가치공유학습, 직무역량학습 등 다양한 커리큘럼을 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여기에는 비즈니스 매너에서부터 시사상식, 문화·취미 활동, 전문자격 취득 등을 총망라한다.

평생학습제도는 유한킴벌리가 지난 92년까지 노사문제로 인해 파산 위기에 몰렸지만 이 제도 도입으로 인해 가장 우수한 기업으로 탈바꿈시킬 정도의 위력을 가진 제도로 지금까지 손꼽힌다.

또한 포스코는 노사 관계에서도 공정한 인사관리는 물론 4조3교대(92년), 주5일 근무제(2003.6), 선택형 복리후생제도(03.1) 등 노무복리후생정책을 바탕으로 회사 창립이래 단 한번의 노사분규가 없는 사업장의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형 인재가 아닌 경쟁력이 있는 인재가 되어야

윤 실장에게 후배 인사담당자들을 위해 조언을 부탁했다. 그는 “HR부서가 전략적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는, 미래 성장사업에 필요한 인재를 보유하고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내부의 직원을 ‘시장가치가 높은 사람’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인사담당자가 일하는 방식을 선진화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국내 기업들은 일하는 방식이 아직도 낙후되어 있습니다. 직원이 책임감을 바탕으로 전문성 있게 일을 해 나갈 수 있는 권한을 주기 위해서는 인사담당자가 일하는 방식을 바꿔줘야 합니다. 그것이 인사담당자의 역할입니다.”

마지막으로 윤 실장은 항상 직원들에게 회사에서만 필요로 하는 ‘회사형 인재’가 되지 말고, “경쟁력이 있는 인재가 되어라”고 강조한다. 어느 곳에서, 어느 누구와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그것이 윤 실장이 지향하는 좋은 인재상이란다. 그 밑바탕에는 역량과 열정이 깔려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직원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일을 통한 육성’과 ‘교육을 통한 육성’ 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저는 일을 통한 육성이 70%이상일 정도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의 인사담당자도 현업에서의 일을 통해 HR 전문가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글 : 박한식 기자 hansik@incruit.com
사진 : 김재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