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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와 생활/이직/퇴직/창업

이직 성공의 조건 (2)

 

◆ 이직 성공의 조건 (2) ◆


"떠날 때는 내가 왜 떠나야 하는지 200자 원고지 한 장으로 정리해 보라. 문장을 읽어보고 이유가 분명치 않으면 떠나지 마라."

제조업체 마케팅 담당이었던 홍기훈 대리(34)는 자신의 직장이 중소기업이라는 게 늘 불만이었다. 직장에서 인정받고 사우관계도 좋았지만 딱 한 가지. `중소기업`이라는 딱지에 위축되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늘 이직을 꿈꾸던 그는 2006년 초 국내 굴지의 정보통신업체에 입사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괜히 옮겼다"고 털어놓았다.
입사 후 그가 담당한 일은 인사관리팀에서 내부 직원들의 교육 프로그램 조정업무에 불과했다. 그는 자신에게 맞는 일은 사람을 만나고 상품을 소개하는 일인데 새로 옮겨간 대기업에서 자신을 인정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절감하고 있다고 했다. 분명한 목표 없는 이직이 낳은 결과였다.

직장인들이 성공적인 이직을 꿈꿀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은 `왜 떠나야 하느냐`다. 누구나 직장을 떠날 이유는 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직장을 떠나야 하는 이유를 200자 원고지에 압축해서 한 장으로 요약해 보라`고 하면 선뜻 명문장을 써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분명한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최효진 HRKorea 사장은 "어떤 사유든 왜 떠나는지가 분명해야 앞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실도피라면 메뚜기처럼 이 직장 저 직장을 떠다니는 것에 불과하다. 장기적으로 자신의 경력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인재관리 전문업체인 HR Korea 도움으로 이직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봤다.
HR코리아는 경력 코칭, 인재 채용 등을 대행해 주는 회사로 액센츄어, 한글과컴퓨터, 대웅제약, 풀무원 등 7개 회사가 컨소시엄으로 만든 경력관리 전문 회사다.
HR코리아는 위와 같은 체크리스트를 갖고 직장인의 이직 가능성 여부를 테스트하고 있다.

◆ 90점 이상 = 스스로 채점해 본 결과 90점 이상 점수가 나왔다면 `바로 지금 이직하라`는 신호다.
최 대표는 "이직을 마음먹기까지 5가지 꼭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고 말했다. 먼저 자신의 경력 목표와 비전을 점검해야 한다.
이어 자신의 경력에 대해 점검해야 한다. 1년차와 10년차가 이직할 때 점검해야 할 포인트는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또 자신이 목표하는 기업과 비전이 일치하는 기업 리스트를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장 상황과 전망을 살펴봐야 한다.

◆ 70~89점 = 애매모호한 사람들은 70~89점을 받은 사람들이다. 유용미 HRKorea 차장은 "회사가 꼴보기 싫을 만큼 싫진 않지만 그래도 일하다간 우울증이나 슬럼프를 맞을 가능성이 큰 사람들"이라고 분류했다.
이들은 회사가 나아가는 방향과 자신이 지향하는 방향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불만이 있을 수 있다.
아직 5년차 미만인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서서히 이직을 준비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50~69점 = HRKorea는 가장 많은 직장인이 분포해 있는 곳이 50~69점 사이라고 설명한다. 업무에서 큰 문제는 없지만 조건이 맞으면 이직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마인트 컨트롤이라고 한다. 좋은 기회가 주어지길 기다리며 현 직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 사장은 "가급적 많은 시간을 자기 충전과 계발에 힘쓰는 게 좋다"고 말했다.

◆ 30~49점 = 30~49점 사이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직을 권할 이유는 없다. 현 직장에 대해 100% 만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을 해나갈 만큼 분위기는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유 차장은 "이 유형의 경우 좀더 만족하고 성공적인 회사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신의 목표와 업무 성격이 일치하는지, 어떤 부분의 능력을 보완해야 하는지를 체크해 보라고 조언했다. 특히 헤드헌터 1~2명 정도는 만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보교환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 30점 미만 = 30점 미만에 있는 사람들은 이직을 권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다. 다만 아무리 현 직장이 만족스럽더라도 목표가 무엇인지는 확실히 해야 한다. 앞으로 경력을 쌓아나가는 데 차질은 없는지 틈틈이 점검하는 게 좋다.

[ 매일경제신현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