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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해야 할 군가산점 제도 / 김성진

 1999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난 군가산점 제도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제대 군인이 채용시험에 응시할 경우 채용 대상의 20% 범위 안에서 2%의 가산점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개정안의 내용이다. 대선을 앞두고 특정 집단 표심잡기가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들지만, 사회의 안녕을 위해 헌신한 군인에 대한 적절한 보상은 따라야 한다고 본다. 국가는 헌재의 위헌 결정이 나기 전까지 제대 군인에 대한 보상으로 입사 지원 때 가산점을 부여했다.

이런 지원을 두고 헌재는 1999년 위헌 결정을 내렸다. 평등권과 직업 선택의 자유 침해 등이 이유였다. 실제 입사시험에서 당락 결정은 1점의 점수 차 내에서 이뤄진다. 이런 현실에 군 가산점은 합격과 불합격을 뒤바꿀 수 있는 결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직업에 합격할 기회를 군대에 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놓쳐버린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라 생각한다. 감정적 판단을 넘어 군 가산점은 군 입대의 기회조차 갖지 못한 여성과 장애인에 대한 상대적 차별이다. 또한 징병제를 실시하는 현실에서 군 복무 자체를 숭고한 희생으로만 여길 수 없다. 군 복무 거부는 곧 처벌로 이어지기에 입대는 곧 강요된 희생이기 때문이다. 직장 내 성차별이 여성의 승진을 막는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 노릇을 한다면, 군 가산점 제도는 사회적 약자를 인식하지 못하는 자동문 센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피해에 대한 보상이 또다른 피해를 낳는다면 그것은 정당성을 잃어버린다. 그렇기에 군 가산점 도입을 담은 병역법 개정안은 철회되어야 한다.

병역법 개정에 앞서 유연한 사고를 통한 적절한 보상 방법을 찾는 자세가 필요하다. 합리적 대가가 곧 ‘군 가산점 제도’일 필요는 없다. 국민연금 수혜와 결부시켜 군 복무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안정된 삶을 사는 데 군인은 꼭 필요한 존재 가운데 하나다. 국민의 대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군인의 희생에 대한 지원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을 때 다수의 국민한테 환영받을 수 있다.

김성진/서울 서대문구 북가좌2동


- 한겨레 독자칼럼 중에서 -